
샌프란시스코 가톨릭 한인 공동체 간추린 역사
2026 년으로 한인공동체 설립 60 주년을 맞이하는 샌프란시스코 성 마이클 한인 본당은 북미주 최초의 가톨릭 한인공동체이자 최초의 공식 한인 본당입니다. 1966 년 8 월 15 일 성모 승천 대축일에 첫 미사를 봉헌하고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1. 북미주 최초 한인공동체 설립배경
미 본토 상륙의 관문이었던 샌프란시스코는 이민 초기부터 상당수의 한인들이 거주했고
한인 가톨릭 신자들은 오랜 기간 개별적으로 각 지역 로컬 성당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는 일제 강점기 시절 대한민국 독립운동의 요람으로 불리울
만큼 역사적으로 독립운동과 밀접한 곳입니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 한인 교우들이
한인공동체를 설립할 수 있도록 자극을 받은 것은 역설적이게도 일본인 가톨릭 공동체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일본은 1853 년 가톨릭 박해를 끝내고 신앙의 자유를 허용했으나 많은 신자들은 언제
또다시 있을지 모를 박해를 걱정하며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고 그들이 처음 도착한 곳이
바로 샌프란시스코였습니다. 1900 년대 초 샌프란시스코지역 일본인 이민자는 무려
12 만 여명에 달했습니다. 일본인 가톨릭 이민자들은 그 숫자가 증가하자 그들이 처음
다니기 시작한 퍼시픽 하이츠 아래쪽의 성 도미니칸 성당 근처에 일본인 타운을 형성하고
1913 년 일본 메리놀 수도회 도움으로 성 프란시스 사비에르 일본인 공동체를 자체적으로
설립했습니다. 그리고 1925 년에 이르러 당시 샌프란시스코 교구장 에드워드 한나
대주교님은 정식으로 성 사비에르 일본인 성당에 주임 및 보좌신부를 임명했습니다.
1939 년 사비에르 일본인 공동체는 일본타운 근처 옥타비아 스트릿에 주택을 구입해
성전으로 리모델링을 한 후 공동체를 이곳으로 옮겨 많은 성장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1951 년 아시아 선교의 경험으로 일본어를 구사할 수 있었던 독일계 사제 죠셉 구츨로
신부님이 새주임신부로 부임을 했고 후에 한인 공동체 설립의 은인 사제가 되십니다.
일본인 공동체를 보며 한인 공동체 설립을 염원하던 샌프란시스코 지역 한인 신자들은
1965 년 제 2 차 바티칸 공의회가 자국어 미사를 허용하자 한인공동체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고 구츨로 신부님을 찾아 한인 공동체 설립 허락을 교구장님께 청원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이에 구츨로 신부님은 당시 교구장 죠셉 토마스 맥커큰 대주교님에게 한인
공동체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공동체 설립을 적극적으로 청원 드렸습니다. 맥커큰
대주교님은 샌프란시스코 대교구가 초기 때 부터 다민족으로 구성된 교구라는 점을 들어
1966 년 4 월 27 일 북미주 지역 최초로 한인 공동체 설립을 공식 허락하셨습니다. 또한
일본인 전용 성 프란시스 사비에르 성당을 한인 공동체가 함께 사용하도록 하고 공동체
이름도 St. Francis Xavier National Church for Korean 으로 명명했습니다. 성 프란시스 사비에르 성당 주임인 죠셉 구츨로 신부님은 샌프란시스코 한인공동체 제 1 대
주임신부를 겸임하게 되었습니다. 한인 공동체는 곧바로 사목회를 구성하고 몇 달 간의준비기간을 거쳐 1966 년 8 월 15 일 성모 승천 대축일에 구츨로 신부님의 주례로
샌프란시스코 가톨릭 한인 공동체의 역사적인 첫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한인 공동체 설립
50 주년이었던 지난 2016 년 북미주 지역 한인 사목 사제협의회는 샌프란시스코
한인공동체의 설립에 관한 샌프란시스코 대교구의 설립허가를 확인하고 북미주 최초의
가톨릭 한인 공동체로서 첫 미사를 봉헌한 1966 년 8 월 15 일을 북 미주지역 한인공동체의
공식 설립일로 지정했습니다.
2. 최초 한인사제 부임
1966 년 8 월 샌프란시스코 가톨릭 한인공동체가 공식적으로 설립된 후 첫 한인사제
부임은 당시 수원교구장 김남수 안젤로 주교님의 결단으로 성사되었습니다. 김남수
주교님은 샌프란시스코 한인공동체 방문을 통해 한인사제 부임의 시급함을 파악하시고
샌 루이스에서 유학중이던 수원교구 조원길 그레고리오 신부님을 샌프란시스코 한인
공동체 첫 사제로 파견하셨습니다. 조신부님 부임과 함께 한인공동체의 면모도 크게
바뀌게 됩니다. 조원길 신부님은 샌프란시스코에 한인 공동체만의 독립적인 자체성당을
갖는 것과 한인신자 배가를 사목 목표로 정하시고 의욕적인 사목활동을 펼치셨습니다.
신자수가 늘어나자 원거리 지역 신자들의 분가 희망이 커져 1977 년 산호세 공동체가,
1980 년 새크라멘토 공동체가 각각 분가해 나갔습니다. 샌프란시스코 한인 공동체가
설립된 지 14 년이 지난 1980 년 7 월 드디어 샌프란시스코 대교구로부터 샌 메리 주교좌
성당에서 불과 다섯 블럭에 위치한 바로크 양식의 홀리 크로스 성당을 한인 공동체 전용
성당으로 제공 받아 자체성전을 갖게 되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합니다. 이후
샌프란시스코 한인 공동체는 80 년대 이민 물결 속에 신자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했습니다.
1984 년 9 월 샌프란시스코베이 동쪽지역 신자들이 분가를 해 오클랜드 한인공동체를
설립했습니다.
3. 북미주 최초 공식 본당 승격
평소 한 명의 선교사도 없이 자발적으로 가톨릭 신앙을 받아들인 한국교회의 놀라운
역사에 대해 높이 평가하시던 샌프란시스코 6 대 교구장 존 라파엘 퀸 대주교님은 1988 년
1 월 1 일 미션으로 분류 되어 있던 샌프란시스코 한인공동체를 교구 내 90 여개 본당 중
하나의 본당(Parish) 으로 승격한다고 발표해 샌프란시스코 한인 공동체는 북미주 최초
한인 공동체에 이어 북미주 최초 공식 본당(Parish)이 되는 또 하나의 기록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1989 년 10 월 17 일 건물붕괴
등으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해 대참사로 기록된 샌프란시스코 로마프리타 대지진이
발생해 본당 성전이 파손되는 피해를 입게 됩니다. 엄청난 보수공사비의 재정적 부담과
함께 건물 피해로 인한 위험한 상황에 직면한 한인공동체는 퀸 대주교님께 한인공동체의
이전을 계속해서 요청 드렸습니다. 마침내 이를 수용한 퀸 대주교님은 지역적 환경
악화로 인해 본당 운영이 어려워진 샌프란시스코 남서쪽 오션뷰 지역의 성 마이클 본당을
가까운 성 에미디어스 본당과 통합시키고 600 여명의 미국 신자들의 교적을 성
에미디어스 성당으로 옮기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1993 년 11 월 19 일 성 마이클 본당으로한인 공동체의 이전을 허락하셨습니다. 새로운 한인 전용 성당을 받게 되자 한인신자들은
모두가 한마음으로 본당 이전준비를 마치고 1994 년 7 월 24 일 성 마이클 성당으로 터전을
옮겼습니다.
4. 한인 공동체 성장과 발전
한인 공동체는 성 마이클 성당으로의 이전으로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이전 당시 위험 지역이었던 본당 주변 환경을 신자들은 사고 한번 없이 하나 둘 극복해
가면서 주민들 과의 좋은 유대관계를 통해 지금은 이 지역의 상징과도 같은 성당으로 변모
시켰습니다. 또한 신자들은 성 마이클 한인 본당이 북미주 최초한인 공동체라는 자부심과
함께 북 캘리포니아 여러 지역 한인성당의 모태 본당으로 서의 위치를 생각하며 전 신자가
한마음이 되어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며 신앙생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임해
오시는 신부님들 마다 공동체 발전을 위한 체계화된 각각의 사목지침으로 공동체를
성장시켜 나갔습니다. 더 나아가 주일미사의 높은 참여율, 교구 연중기금 조기 완납,
교구의 각종 전례와 행사에 적극 참여 등으로 현 살바토레 교구장께서도 샌프란시스코
교구 내 모범 본당이라는 평을 하셨으며 교구의 소모임도 본당 내에서 자주 열리고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한인 공동체만의 전용 성당인 성 마이클 본당은 올해로 본당 설립
126 주년이 되었습니다. 800 석 규모의 대 성전을 비롯해 10 개의 교실과 친교강당,
100 석의 소성당 그리고 주방시설 등을 갖춘 옛 가톨릭 스쿨이었던 교육관 건물과 신부님
숙소와 사무실을 비롯해 성체 조배실, 본당 사무실 및 도서관으로 구성된 사제관 건물과
신자들이 쉴 수 있도록 아담하게 꾸며진 쉼터건물 등이 있으며 120 여대를 주차할 수 있는
대형 주차장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제 2 차 바티칸 공의회를 기념해 현대식 개념으로
아름답게 지어진 성 마이클 성전은 북미주 최초로 한인 공동체를 허락하신 샌프란시스코
제 5 대 교구장 죠셉 토마스 맥커큰 대주교님에 의해 1968 년 완공되었고 25 년 후
하느님의 크신 섭리로 이곳에 한인 본당이 터를 잡게 되어 하느님께서 한인 공동체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하느님의 무한하신 사랑을 깨닫게 해줍니다.
2025 년 현재 샌프란시스코 성 마이클 한인 본당은 본국 수원 교구로부터 구영생 바오로
신부님께서 13 번째 본당신부님으로 부임해 오셔서 공동체의 영적 쇄신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진행과 함께 노후 된 대성전을 비롯한 본당 전체 건물들을 재정비하는 대대적
보수작업을 신자들이 하나가 되어 진행 중에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성 마이클
한인공동체가 하느님 뜻대로 살아 온지 60 주년을 앞두고 우리가 물려받은 축복이 얼마나
놀랍고 큰 것인지 깨닫고 주님의 한없는 사랑에 감사하며 그 사랑을 이웃들과 나누면서
오늘도 모든 신자들이 한마음이 되어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